<음악?"「표현의 자유」 찾고 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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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연전에 작고한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드미트리·쇼스타코비치」의 아들인 지휘자 「막심·쇼스타코비치」(43)가 지난4월 서독에서의 순회연주 중 서방세계에 망명했다.
신예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떨치던 아들 「드미트리」(20)와 함께 망명한 「막심」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있다.
소련이 세계에 자랑하는 작곡가의 아들로 소련 라디오 TV 심퍼니 오키스트러 지휘자로 비교적 행복한 위치에 있던 그의 망명은 예술에 있어서의 자유의 소중함을 절감케 한다. 다음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와의 인터뷰 내용.
많은 소련의 예술가들이 서방세계에 망명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막심」은 『소련에는 자유가 없고, 특히 모든 예술작품은 사전에 검열을 의식해야 하므로 표현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변.
나아가 앞으로는 더욱 많은 화가·작가·작곡가들이 표현의 자유를 찾아 망명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어머니 「니나」가 죽었을 때, 그리고 탄압에 의해 아버지가 공산당에 가입했을 때 평생을 통해 단 두번 아버지의 눈물을 목격했다는 「막심」은 『나의 아버지는 소련당국이 선전해대듯 「신념에 찬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자유세계에서 활동했다면 다른 작품을 남겼으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는 대답. 이유는 아버지는 억압속에서도 놀라울 정도의 내면의 자유를 가진데다 뛰어난 창조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또 긴눈으로 본다면 예술가와 국가와의 대립에서 선의의 인간의 힘이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대답했다.
미국도착 후의 첫 인상은 『활동의 여지가 있는 땅, 모두들 친절하고 각자의 인생관에 따라 사는 나라라는 느낌』이라고 얘기했다.
미국 교향악단 수준에 크게 만족한다는 그는 앞으로 미국에서 아버지 「쇼스타코비치」의작품을 연주하고 레코딩하는 일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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