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 공동작업 10주년 기념공연 갖는 김복희·김화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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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제야 비로소 나름대로 우리만의 목소리를 갖게된 것 같습디다. 그런 의미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입니다. 앞으로는 더 열심히 작가정신이 깃든 철학성이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올해로 꼭 10년째 공동작업을 해온 현대무용의 김고희(33) 김화숙(32)씨.
6∼8일에는 지난 10년간 둘이 함께 고민하여 만들고 춤췄던 작품 중 대작3편만을 뽑아 1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다.
77년에 초연한 『카폐』, 80년에 무대에 올렸던 『문』, 그리고 『징깽맨이의 편지』가 그것. 특히 『징깽맨이…』는 지난10월에 열렸던 제3회 대한민국 무용제의 참가작품인데 징장의 작업을 노래한 이형기씨의 시에 안무한 것이다.
『한국 무용계의 풍토에서는 둘이 함께가 아니라면 10년을 끌고 나오질 못했을 겁니다. 서로의 이해와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좌절을 느낄 때마다 다음에 좀 더 나은 작품을 내놓자고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무용에 대한 일반의 이해가 거의 없던 71년, 김복희씨는 이대 대학원 학생, 김화숙씨는 이대 무용과 조교였을 때 이들은 공동작업으로 첫 작품발표회를 명동 예술극장에서 가졌다. 극장대관부터 공연현수막을 달기까지 한달을 함께 울며 준비하여 무대에 올린 작품은 『법열의 시』 .
그 후 둘은 모두 결혼하고 아기를 낳는 등으로 4년을 보낸 후 75년 다시 모여 제2회 작품발표회를 가졌다. 75년 이후로는 매년 연구발표회·지방공연·해외공연을 가졌다. 그간 연구발표회 총7회, 공연회수는 20회에 이른다.
『올해는 이번이 7번째 공연으로 톡톡히 10주년을 기념하는 셈입니다. 그간 키워온 6명의 남성무용수들이 제몫을 하게 된것도 기쁨입니다.』
쌍동이처럼 늘 함께 붙어다니는 이들 다정한 콤비는 이대 무용과와 동 대학원을 함께 졸업한 것을 비롯하여 암스테르담·파리(77년), 액상 플로방스(79년)등의 해외공연·지방공연 등 똑같은 경력을 갖고 있다. 79년 제1회 대한민국 무용제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 김복희씨는 현재 한양대 조교수로, 김화숙씨는 원광대전임강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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