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과일 울고, 수입 과일 웃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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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사과·배 같은 국산과일이 제철을 맞았지만 소비부진으로 가격이 떨어져 농가가 울상이다. 반면 여름철부터 시작된 키위·석류·자몽 같은 수입과일의 인기는 여전해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29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9월 신고 배(15㎏/상)의 도매가는 지난해 이맘 때(4만1000원)보다 37% 낮은 2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과 홍로(15㎏/상) 역시 지난해(5만4000원)보다 15% 정도 떨어진 4만6000원에 팔리고 있다. 특히 올해 풍작인 밤은 9월 평균 도매가가 40㎏에 11만원 선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다. 가격이 내렸지만 많이 팔리지도 않는다. 롯데마트의 9월 국산 과일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가량 줄었다. 추석이 9월 초로 이른 탓에 제수용 과일 수요가 일찌감치 끝났고 이후엔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은 탓이다.

반면 수입과일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새콤한 맛의 키위나 석류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었다. 올해 수입 과일 중 최대 히트 상품인 자몽은 지난해보다 200% 넘게 매출이 뛰었다. 롯데마트 등은 이에 따라 다음달 초까지 국산과일 소비 활성화 기획전 등을 연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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