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예체능 평가방식 변경 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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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석차만 매겨서는 창의성을 발굴할 수 없다. 성적 평가는 예술고나 체육고 등에서 하면 된다. 일반 학생들까지 암기.주입식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는가. 황금비율을 외운다고 훌륭한 화가가 되고 턱걸이 서너 개 더 한다고 뛰어난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중학교 교사다. 지금의 예체능 과목은 학생들이 즐기면서 건강해지기보다 평가만을 위한 수업이 돼버렸다. 시험이 없으면 학생들의 관심이나 긴장도가 떨어진다고 걱정하지만 내 경험상 틀린 얘기다. 요즘 재량활동 수업을 하는데 시험에서 자유롭게 된 학생들이 예전보다 수업에 더 열중하고 있다.

▶중학생인 아들이 미술.성악.단소.체육을 과외받고 있다. 과학고나 외국어고 진학을 준비하는데 다른 과목에서 잘 얻은 점수를 예체능에서 까먹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가 예체능 점수 때문에 인생의 방향이 갈린다. 즐기고 감성을 키워야 할 과목에 아이들이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

▶운동신경이 둔한 아이에게 체육시간은 공포 그 자체다. '쌕쌕이'(두번 줄넘기) 30번을 하려고 온 가족이 동원돼 연습했지만 하지 못한 적이 있다. 노력한 과정이 점수로 반영될 턱도 없다. 30초 동안 철봉에 매달리고 다섯개의 슛 중 세개를 넣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평가에 주눅들지 않고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수업이 됐으면 좋겠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예체능 과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예체능 과목이 내신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게 아닌가.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된다. 국.영.수 과목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예체능까지 획일적으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