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고교생 "현장실습 괴로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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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실업계 고교 3학년생들이 취업에 앞서 받아야 하는 현장실습이 조기 취업 형태로 변질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학기에 실시하도록 돼있는 데도 1학기부터 시작하는가 하면 근로조건도 나쁘다는 지적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24일 이런 내용의 '실업계 고교생 현장 실습 실태 설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실시됐으며, 응답자는 실업계고 3학년생 7백55명이다.

이에 따르면 고3 학생의 12%(81명)가 6월 이전에 실습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장실습 때문에 3학년 1년 동안 학교에서 시험을 한차례도 보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은 19%(1백41명), 실습 기간 중 한차례도 등교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은 43%(3백28명)나 됐다.

또 현장실습에 나간 학생 중 36%(2백70명)가 1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35%(2백65명)가 월 60만원도 안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생들이 투입되는 실습 업체는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업체로 한정돼 있으나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 학생이 9%였다.

이 밖에 학생들이 상업계.공업계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생산직 관련 업체에서 실습을 받아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이 50%나 됐다.

전교조.참여연대는 이를 토대로 현장실습 개선을 위한 '우리두 캠페인(uridoo.net)'을 벌여 지속적으로 실태를 폭로하는 동시에 관련 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구키로 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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