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도 사스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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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그러들줄 모르고 퍼져나가는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여파로 중국 관련 바둑대회가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기원은 중국리그와 계약한 기사들에게 중국 방문 금지령을 내렸다.

한국기사들은 용감하게(?) 중국행을 감행하고 있다. 사스를 놓고 한국기원과 일본기원의 대응이 사뭇 다르다. 또 중국의 유명한 관광지 구이린(桂林)에선 이미 약속된 한.중.일 여자대회가 성대하게 열리기도 했다.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무기연기=한.중.일 3국의 국영TV가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국제 속기선수권전. 올해 15회 대회는 5월 6~9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KBS 측은 지난 21일 대회 스케줄과 참가자 명단 등을 언론사에 보내는 등 홍보에 나섰으나 23일 사스를 이유로 돌연 대회 무기연기를 통보해왔다. 일본 측이 대회 연기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불참하고 한국은 참가한 중국리그 = 연중 이어지는 중국리그엔 한국기사 3명과 일본기사 2명이 포함돼 있다.

일본은 2주 전 열렸던 도쿄의 후지쓰배 때 이미 중국기원 측에 '일본기사의 출전 불가'를 통보했고 베이징(北京)의 한팀과 계약한 왕리청(王立誠)9단과 하네 나오키(羽根直樹)9단은 17일의 2라운드에 불참했다.

그러나 한국은 김승준7단과 김형환초단 2명이 23일의 3라운드에 참가했고 김7단은 우한(武漢)에서 대국했다. 윈난(雲南)팀의 김형환초단은 항저우(杭州)에서 대국할 예정이었으나 상대팀인 저장(浙江) 선수가 고열이 나는 바람에 사스 위험이 있어 대국을 연기했다. 사스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한국기원에서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桂林의 여자대회=구이린 출신 탕잉(唐盈)초단의 중국 전국대회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구이린시와 기업이 만든 한.중.일 여자바둑 우승대항전. 관광지를 오가며 18~23일 열렸다.

한국은 현미진2단,일본은 가토 게이코(加藤啓子)4단, 중국은 탕잉초단이 출전해 탕잉초단이 우승했다. 오래 전에 약속된 대회라 한.일의 선수와 임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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