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풍경]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류상태 지음, 삼인
267쪽, 9000원

"저는 지금 한국교회에 대해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주장하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됐습니다. 한국교회가 독선적 아집에서 벗어나지않는 한 세상의 조롱을 받습니다. 그게 목사 안수 이후 19년 신앙의 결론입니다."(180쪽)

저자는 지난 해 사회문제로 번졌던 대광고 강의석 군 사건을 계기로 교사.목사 자격까지 내던진 주인공. 학교 내 예배를 강요말라며 문제제기를 했던 강 군은 제적을 당한 뒤 올해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강 군을 두둔해 학교에 맞섰던 저자는 49세 나이에 노점상으로 나섰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이 책 목소리의 전체 톤은 매우 높다. 단 강의석 군 사건의 전말을 회고한 것은 아니다.

저자 나름의 절절한 신앙고백이 이 책의 내용인데, 이 고백은 주류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으로 제기된다. 체계적인 저술은 못되지만, 설득력은 꽤 높은 편이다. 중국의 린위탕(林語堂)의 유명한 말대로 "예수(기독교의 참 정신)를 들춰업은 채 예배당(제도화된 종교와 그 행태)은 뛰쳐나오는" 자세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성서를 문자 그대로 믿는 철지난 '성서 문자주의', 타 종교에 대한 배타주의 자세 등에 대한 비판에 대한 공감은 그 때문이다.

조우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