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국내전 이열모화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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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제까지의 작업을 놓고 다른이들로부터 심판받는다고 생각하니 궁금하기도 하면서 무척이나 조심스럽군요.』동양화가 창운 이열모씨가 8년만에 국내개인전을 마련한다(30일∼11월5일·백상기념관).
국내에서는 73년이후 두번째로 갖는 개인전이지만 그로서는 워싱턴(70년)과 멜번(75년)전을 합쳐 4번째가 되는 셈이다.
출품작은 최근 2년간 제작한 진경화 30점.
종전에 비해 필치가 무척 활달해진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미 10여년전부터 필묵을 챙겨 사생을 나섰던 그는 국내어느 곳이든 안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다.
이번 출품작 역시 서악산을 중심으로 계룡산·추왕산·울릉도·홍도의 풍경을 현장에서 직접 그려 완성한 것들도 현장감이 신선하게 배어난다.
『여름엔 너무 신록이 우거져 사생이 잘안돼 이를 피하느라 자연히 설경이 많아졌다』며 웃는 그는 『후천적으로 내게 씌워진 탈을 어떻게 벗어버리고 예술이 추구하는 무한한 창조성을 자유롭게 펴나갈수 있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화랑경기를 타고 그림이 붐을 이루던 70년대중후반, 일부러 개인전을 피할 정도로 고집스런 일면을 지닌 그는 요즘도 하루5시간씩 쉬지않고 작업한다.
그는 『가벼운 손재주로 화가인양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면서 『단순히 대상을 재현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일면의 파괴를 통해 추출된 현상을 재조형하는 방향으로 당분간 계속할 생각』임을 밝혔다.
창운은 국전추천작가로 현경희대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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