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증서는 조사관이 훔쳤다|어처구니없는 윤노파 예금개인­인출시도 배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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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제일은행 퇴계로지점에 나타난 원효로 윤노파의 예금증서 출처는 윤노파 살해사건을 수사하던 형사었다. 예금증서의 출처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17일 제일은행 퇴계로지점을 통해 나타난 윤노파의 정기예금증서가 서울용산경찰서 수사과 소속 하영웅순경(37)이 윤노파 피살현장에서 집어낸 것임을 밝혀내고 하순경을 절도및 직무유기등 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이같은 사질은 17일 상오 서울시경에 조인재씨가 자진출두한데 이어 조씨에게 문제의 예금증서를 넘겨준 서호임씨(43·사채업자)가 서울지검 형사3부 김기현부장검사에게 출두, 『문제의 예금증서는 자신이 조인재씨에게 전달했으며 자신은 이 예금증서를 용산경찰서 수사과 형사계 하영웅형사로부터 받았다』그 진술함으로써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하순경은 윤노파의 괴살체가 발견된 지난 8월4일 밤 현장에 나가 윤노파사건을 조사할 때 압수목록을 작성하며 윤노파집 안방 장롱에서 윤노파의 가계우대특별정기예금증서 3장 (2백만원 짜리 2장, 1백인만원 짜리 1장)을 훔쳐낸 뒤 10월초 전부터 알고있던 서호임씨를 통해 은행에서 인출하려 했다는 것이다.
서씨는 친구 조문재씨(43·서울 응암3동 454의27)를 통해 조씨의 형인재씨(50·전기기술자·서울 상도3동 279의151) 에게, 인재씨는 친구인 이태현씨(51·건축업·서울 공덕1동)에게, 이씨는 육병룡씨(62·서울 홍제4동)에게 각각 부탁함으로써 육씨가 지난 14일 하오 제일은행·퇴계로지점에 나타나 개인계를 내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하순경은 지난 14일 하오 제일은행 퇴계로지점에서 문제의 예금증서가 나타나자 용산경찰서 수사과장 김종윤경정에 의해 이 예금증서의 출처를 수사하는 4명의 극비 수사요원으로까지 발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순경이 더 많은 금품을 훔쳤는지에 대해 수사중이며 금품을 홈치는 과정에서 윤노파 살해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없앴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경찰은 문제의 예금증서가 윤노파 피살이후 윤노파 집에서 없어진 사질이 밝혀짐으로써 윤노파 살해사건의 진범으로 구속 기소된 고숙진씨의 공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재씨의 동생 문재씨는 이날 상오 9시30분쯤 모방송국과 신문사에 전화로『검찰에 출두, 형님의 무혐의를 증명하겠다』고 말했으나 문재씨는 이날 하오연재 검찰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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