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해에 때아닌 고기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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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해에 예년보다 한달이상 빨리 명태떼가 몰려들고 남해에선 제주앞바다에 대규모 갈치어장이 형성됐는가하면 전남고흥군 득량만일대에선 가을멸치가 무더기로 잡혀 연안어민들이 모처럼 풍어의 기쁨을 누리고있다.
그러나 명태의 경우 건조가 어려운 계절에 냉동시실부족으로 많이 잡힐수록 값이 떨어져 어민들이 출어의욕을 잃는 아이러니를 빚고 있다.
동해안의 명태잡이는 오호츠크한류가 일찍 남하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예년보다 30∼45일이나 빨리 어장이 형성돼 하루평균 1천㎏어획의 호황을 보이고있다.
속초항에선 지난달 25일부터 명태잡이가 개시돼 5일까지 3백19척이 출어, 31만1천2백23㎏을 잡아 4천7백96만3천원을 벌었다.
그러나 이는 지난겨울 ㎏당 3백50원 시세에 비하면 44%선에 불과한 1백54원꼴로 값이 형편없이 떨어져 어민들은 풍어속에 적자조업이라며 한숨을 짓고있다.
어부들은 요즘이 명태건조가 어려운 계절이어서 선어(선어)로 팔아야하나 냉동시설 부족으로 처리를 못해 헐값에 팔 수밖에 없자 출어를 기피하는 현상도 보이고있다.
한편 지난 8월말부터 제주(북쪽바다에 형성된 갈치어장은 2달째 호황을 보여 예년의 하루 어획고 5t의 6배가 넘는 30t을 잡고있다.
또 전남 고흥군 풍양면 득량만일대에는 8월하순부터 가을멸치가 풍어로 1백80여척 어선들이 하루 7천∼8천㎏씩 멸치를 잡아 3천만원대의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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