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원두 코피 거르는 필터에 발암물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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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원두 코피 속에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녹아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피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나 원두코피를 끓여 낼 때 사용하는 거름종이(필터)에서 다량의 유해물질
이 코피 속에 흘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이공대학 화학과교수 김강진박사팀이 24일 시중 다방에서 수거한 원두코피를 정량분석 실험한 결과 1백10cc짜리 코피한잔에서 1백마이
크로그램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생쥐 실험결과 20%의 발암률을 보인 독성이 강한 유해 화학물질로 이것이 40% 섞여있는 액체가 포르말린이다. 이것은 워낙 독성이 강해 현행 식품위생법에서는
음식물에 첨가되는 것을 금하고 있으며 따라서 허용기준치도 없다.
학계에 보고된 치사량은 24∼36g이나,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1백분의 1인 0·39에서 이미 심한 부작용을 일으켜 치료를 받아야할 정도다.
보건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루 10잔의 시중 원두코피를 마시는 사람의 경우 하루 1천마이크로그램(0·001g)의 포름알데히드를 섭취하게돼 심한 사람의 경우 구토와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상습적으로 매일 많은 양을 마실 경우 위암등의 발생가능성도 함께 높아간다는 것.
조사결과 시중 원두코피에서의 포름알데히드 검출의 직접적인 원인은 원두코피에 뜨거운 물을 부어 코피를 뽑아낼 때 사용되는 거름종이 때문.
김박사팀은 시중 다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C표 냅킨 1장을 완전히 물에 담가 5분에서 10분까지 끓였을 경우 평균1천6백∼2천3백 마이크로그램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으나 시중다
방에서 코피를 거를 때 대부분 2장의 냅킨을 포개서 사용하는 데다 코피를 뽑을 때 냅킨 전체가 물에 젖지 않기 때문에 포름알데히드의 수치는 약간 떨어진다고 밝혔다.
김박사는 또 이 실험에서 코피원두와 코피를 끓일 때 사용한 수돗물에서는 포름알데히드를 거의 검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거름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용 인스턴트코피나 자동판매기 코피등은 포름알데히드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공해연구소 권숙표박사=코피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이 실험이 사실이라면 식품위생의 측면에서는 물론 이들 거름종이용 냅킨을 식당에서 흔히
사용하고있어 환경공해문제로서도 다루어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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