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A자바 시장] 수사 '세금 문제'로 번지나

미주중앙

입력

1000여 명의 연방 수사요원이 투입된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마약 자금 관련 돈세탁 수사〈본지 9월11일 A-1면>로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자바시장의 각종 관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바시장이 연방 수사당국의 타깃이 된 데는 다름 아닌 거액의 현금 거래가 꾸준히 발생해 왔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은 멕시코 마약 조직이 자바시장의 이 같은 현금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수사당국이 돈세탁 수사가 진행되면서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서 각종 세금 관련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급습에 IRS가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IRS와 가주 조세형평국이 최근 들어 세금 징수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자바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당장은 돈세탁 혐의가 가장 큰 문제지만 설사 이 부분의 혐의를 벗는다 해도 탈세를 포함한 세금 문제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년 전 국토안보부는 자바시장 업체들에 일제히 편지를 발송해 현금 1만 달러 이상 거래시 IRS에 신고를 할 것을 권고했다. 이때부터 사실상 돈세탁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수사당국은 지난 10일 급습 후 지난 2년간 철저히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자바시장의 현금 거래는 주로 중남미 쪽에서 온 고객들에 의해 이뤄진다. 이들은 주로 현금을 갖고 와 옷을 구매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1만 달러 이상 현금 거래를 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게 자바시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자바시장 관계자는 "2년 전 국토안보부의 1만 달러 이상 거래시 신고 권고는 일종의 선전포고였다"며 "그때 어느 정도 향후 닥칠 일을 눈치챈 업주들은 꼬박꼬박 신고를 해왔다. 이렇게 신고를 했다면 조사 과정에서도 좀 더 떳떳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금 보고 축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한인 업주는 "세금이 원청징수되는 직장인과 달리 자영업자는 스스로 매출을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세금 포탈 유혹에 휩싸이게 된다"며 "예를 들어, 100만 달러 거래 후 비용을 제외하고 30만 달러의 이익을 현찰로 남겼지만 세금보고는 10만 달러에 대해서만 했다면 차액에 대해선 당국에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조세 형평국에서도 최근 소매업자를 대상으로 세금 보고를 정확히 할 것을 공문으로 보내고 있다"며 "이를 어길 경우 3년 징역형이 처할 수 있다는 처벌 부분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관행인 언더밸류(undervalue) 역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언더밸류는 예를 들어 해외에서 옷을 수입할 경우 실제 제품가격보다 적은 액수로 보고해 관세를 적게 내는 것이다.

이번 급습 과정에서 조사를 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과정에서 언더밸류 건에 대해서도 묻더라"며 "그간 언더밸류는 관행이나 다름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문제가 될지 몰라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