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생산량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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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인 페라리 생산량이 늘어난다. 슈퍼리치(고액자산가)가 늘어나면서 생긴 수요 증가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그동안 고수했던 희소성 전략에도 변화가 생기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음달 13일 회장직에 오를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 CEO는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발로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고액자산가의 증가 속도에 맞춰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페라리를 사기 위한 대기자 명단이 너무 길어져 소비자가 지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치오네 CEO는 지난 5월 페라리 생산량을 연간 1만대로 늘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페라리는 올해 구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납품량이 5%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라리의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전임자인 루카 디 몬테제몰로 회장의 전략과는 배치된다. 10일(현지시간) 회장직에서 물러난 몬테제몰로 회장은 ‘최고 부자만 타는 차’라는 페라리의 희소성을 지키기 위해 연간 생산량을 7000대로 제한해왔다.

몬테제몰로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것은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퓰러 원(F1) 성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페라리가 F1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자 마르키온네 CEO가 “2008년 이후 페라리가 어떤 타이틀도 차지하지 못한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트는 페라리의 지분 90%를 가지고 있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몬테제몰로 회장은 퇴직금 1370만 유로와 남은 연봉 등을 포함해 총 2700만 유로를 받게 된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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