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평양 개천절 행사, 남한 천도교 참석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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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북한 천도교 단체인 청우당이 추석 연휴 직전인 6일 남한 천도교 측에 평양 단군릉에서 열리는 개천절(10월 3일)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제안했다.

 11일 천도교와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공동으로 꾸린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기념대회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17일 평양에서 열기로 했던 동학농민혁명 남북 공동행사가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연기됐다. 대신 북측에서 10월 3일 평양 개천절 행사에 초청했고, 우리는 개성에서 미리 만나 실무회담을 진행하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라고 밝혔다.

 올해는 북한에서 평양 단군릉을 개원한 지 20년이다. 주체사상으로 남북을 연결하기 어렵다고 본 북한이 대신 단군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있다. 천도교 박남수(사진) 교령은 “남북한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동학농민혁명 행사를 함께 여는 것을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에 있는 동학군 후손도 행사에 참석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추진위원회는 남북 공동행사로 황해도 해주성도 답사할 예정이다. 1894년 동학군이 해주성을 공략할 때 백범 김구는 19세의 나이로 ‘아기 접주’가 되어 선봉장으로 싸웠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김대곤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중봉기였다. 서양의 근대 혁명도 전국 단위로 일어난 예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추진위원회는 10월 10일 성남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동학농민혁명의 밤’을 개최하고, 11일에는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기념식’을 연다.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김석태 회장은 “동학군을 진압했던 일본 토벌군의 후손 4명을 용서와 화해 차원에서 행사에 초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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