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도덕 교육-대화식이 바람직|경희대 교육 대학원서 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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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도덕 과목은 다른 과목과 달라서 입시 위주의 암기식·주입식 방법으로 교육될 성질의 것이 아니지만 현행 중·고등학교의 도덕 교과 교육은 여전히 점수 위주·주입식 교육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구식의 도덕 교육으로는 젊은 학생들의 불만과 반항 의식을 풀어주기 어려우므로 『도덕 교육을 주입식에서 대화식으로 개선해야한다』는 주장이 교육 학계에서 재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원장 김선호)은 11일 이 학교 중앙 도서관에서 우리 나라 현행 중학교 도덕 과목 교수 방법과 평가 방법의 개선점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갖고 도덕 교과 학습에서만 이라도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의 병폐를 몰아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김선호 교수는 이른바 혼란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고교의 도덕 교육은 대화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계문씨 (경희대 교육대학원생)는 대전 시내의 중학생 3백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학생의 97·2%가 주입식 도덕 교육보다 대화식 도덕 교육을 원했다고 발표했다.
정동화씨 (동대학원생)는 대전 시내 중학 교사 5백20명을 대상으로 대화식 내지는 토의법에 의한 도덕 교육 실시 경험을 물은 결과 겨우 8명만이 대화식 도덕 교육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토록 대화식 교육의 필요성이 높으면서도 널리 보급되지 않는 것은 현재의 도덕 시간 배정량으로서는 학생과 교사간의 충분한 대화가 어렵고, 교사들이 과중한 수업명과 잡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대학 입시 위주의 현행 교육 제도는 도덕 교육마저 문제 풀이식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대화법 또는 토의법으로 교육을 할 경우 민주적인 생활 태도와 자율성이 많아지며, 문제의 분석 및 해결력·사고력·발표력이 늘어서 학생 스스로가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빨리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대화식 교육 방법을 언제부터 어떤 속도로, 어느 범위에서 시도할 것인가 등의 구체적인 문제는 앞으로 더 연구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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