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서의 보고 늦어 「미제」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치안본부는 최근 일선 경찰서가 관내에서 일어난 강·폭력 사건을 즉각 보고하지 않아 범인 수배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수사 지휘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 주요 범죄에 대한 즉각 보고 체제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치안본부의 이같은 지시는 일부 경찰서가 주요 사건을 3∼20시간이나 지연 보고해 수배가 늦어짐으로써 범인을 잡지 못하는 미제 사건이 늘고 있기 때문에 내려진 것.
치안본부는 그 구체적인 사례로 ▲지난 6월9일 밤 9시30분쯤 서울 남대문로 5가 무허가 하숙집에서 일어난 민창기씨 (30) 피살 사건의 경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이 이날 밤10시인데도 12시간이 지난 10일 상오 10시40분에야 살인 사건을 폭행 치사 사건으로, 그것도 뒤늦게 보고했으며 ▲6월16일 상오 8시30분쯤 서울 제기동에서 중학생이 교통 순경의 권총을 탈취한 사건의 경우도 3시간이 지난 이날 상오 11시40분에야 치안본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같은 일련의 사례가 『일부 경찰관의 타성에 젖은 직무 자세가 고쳐지지 않은데서 빚어진 것』이라 밝히고 『이같은 사례가 본부의 수사 지도와 지휘 체계를 문란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에서는 ▲지난 6월25일 서울 독산4동에서 일어난 전기침 강도사건의경우 새벽4시에 사건이 발생해 10분 뒤 경찰에 신고했으나 서울시 경에는 14시간 뒤인 이날 하오 6시25분에야 보고 됐고 ▲지난달 14일 하오3시 서울 신문로에서 일어난 폭력단 난동 사건의 경우 30여명의 조직망을 갖춘 폭력단으로 5명만이 검거 됐는데도 16시간 뒤인 15일 상오 7시20분에야 시경에 보고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