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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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나는 타고난 바탕이 가난하고 못사는 충청도산골태생인지라 학업을 마치고 주로 준공직에서 20여년을 보내며 돈에 대한 욕심을 가져 본적이 없었다.
또 돈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고 자처하면서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내 주변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별로 부러워하지 않았다. 다만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하나의 수단이지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며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명예, 도덕, 의리 등 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처음이면서 마지막이 될 중대한 결심으로 재계에 뛰어들어 직접 기업경영의 책임을 맡으면서 돈에 대한 가치관을 바꾸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즉 돈 내지 부의 축적은 그 자체가 많은 지혜와 땀과 노력의 결정인 것이기 때문에 부의 축적이 하나의 보람이며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정당한 노력의 댓가로 얻어지는 돈의 축적은 우리 사회발전의 기본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잠시라도 돈의 흐름이 멈추게 되면 기업활동은 완전히 마비되고 이는 곧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그 이익이 사회에 환원되고 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돈의 중요성에 대한 건전한 재평가가 있어야 될 줄로 안다. 【윤정희<롯데상사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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