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H·G·웰즈가 내다본 오늘의 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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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영국의 작가이며 문명 비 허가였던「H·G·웰즈」는 193l년 『50년 후의 세계』란 글을 미국 리버티언지때 발표, 관심을 모았었다. 꼭50년이 지난 올해 그의 글은 우리에게 새삼 시사하는 바가 많다. <편집자주>
50년 후의 세계는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은 50년 전이었다면 쉽게 대답할 수도 있었겠으나 지금은 다르다. 지금 세계에는 진보란 어디에도 없고 있는 것은 위기뿐이다. 50년전 예언되었던 거리감의 소멸은 이미 현실이 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의 각국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좁은 지역을 둘러싸고「부분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를 보다 포괄적으로, 보다 안전한 세계경영의 방식으로 바꾸어보자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 어떤 나라도 국내의 번영을 생각하면서 타국의 복지는 아무렇지 않게 제한하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손해를 입히려한다.
이같은 어리석음을 언제까지 계속하려는 것일까. 이는 세계에 이를 제거할 정신적 에너지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불모의 경제전쟁을 벌이고 군사충돌 때 들어가게 된다. 몇 년 전엔가 나는 문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과 파국의 레이스에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발언을 정정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파국은 변함없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으며 교육은 아직 스타트도 하지 않았다. 파국과 교육의 레이스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파국은 싸우지도 않고 이긴 셈이다.
50년 후 사람들의 생활은 지금보다 한층 불안정하고 의식주는 결핍으로 시달릴 것이다. 나에게는 7세기초에 그처럼 빛나던 희망의 빚을 검은 장막이 가리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패배는 최후까지 인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적어도 세계 5대 최강국 국민 2%만이라도 전쟁을 반대한다면, 그리고「번영의 독재체재」를 만들 수만 있다면 파국은 면할 수 있다. 이는 세계를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해서 인류전체의 명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만약 이같은 기적이 일어나기만 한다면 50년 후에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인류는 지구의 어디에라도 갈 수 있으며 인생의 대부분은 고역으로부터 해방된다. 풍부한 식량, 편리한 수송수단. 청결하고 아름다운 주택과 가구, 의료보건서비스, 교육, 사회보장 등 모든 필요 물이 인류에게 제공된다.
이것은 결코 공상의 이야기가 아니고 경제학자나 과학자의 손으로 그 가능성이 증명된 것이다.
무지의 세계는 사라지고 인류는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세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검은 장막은 서서히 내려지고 있다. 인류는「약속된 나라」란 애초부터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 인류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것이 힘을 합한다는 것이다.
인류는 될 수 있으면 언제까지 도적이나 악한과 같은 생활을 하려하고 있다.
라이플이 손에 쥐어지면 서로 죽이려 한다. 등에서는 채찍이 울고 앞에는 적이 있다.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받아들일 기역도 없이 낡은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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