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란에 「신문평」난 마련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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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 신문의 독자투고란은 대부분 가장 큰 기능으로서 사회부조리나 행정상의 과실에 대한 고발 및 시정촉구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밖에 여론의 형성이나 보충취재 망으로서의 역할도 적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투고란은 이밖에도 신문에 대한 의견이나 비판을 제시하는 통로로서의 역할도 그 기능의 하나로 갖춰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신문이 독자의 신문에 대한 접근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은 이미 1920년대에 그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일부신문은 독자기자제를 실시해 독자로 하여금 일련의 모임이나 강연회, 단체 및 기관의 사고나 화제 등을 취재, 송고토록 하고 관청이나 단체의 허물을 고발토록 하여 독자의 지면제작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또 60년대에 일부신문에서 시도했던 독자모니터제 및 명예기자제 또는 독자의 신문평란 설치 등도 모두 독자들의 신문제작 참여를 넓히기 위한 배려들이라 할 수 있겠다.
독자의 신문에 대한 불신풍조를 쇄신하고 독자가 느끼는 신문과의 거리감을 줄이며 독자의 의견반영 및 지면참가로 신문과 독자의 일체감을 형성하는 등 신문과 독자의 관계개선과 함께 신문의 질적 향상을 위해 사회인으로부터의 건설적인 비평이나 의견을 올바로 수용하는 신문제작 자세가 요구되는 때라고 생각한다.
독자투고란에 고정 신문평란을 할애하고 독자 또는 전문인의 신문비평의 글을 게재, 이에 대한 신문사측의 편집자나 담당기자들의 답변 또는 해명의 글을 실어 신문과 독자의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면 독자들의 투고의욕을 자극함은 물론 신문에 대한 관심까지도 높여줌으로써 신문의 신뢰도를 제고시키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순효(이대대학원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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