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벼 병충해 번져|냉해에 놀란 농민들 일반벼 심어 더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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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잘 자란 벼에 각종 병충이 기습을 부리고 있다. 농민들이 온 힘을 기울인 보람이 있어 가지수나 키 등 벼의 생육상태가 지난해나 예년보다 월등히 양호한 편이나 도열병·문고병 등 각종 병이 하루가 다르게 번지고있어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농민들은 지난해의 냉해에 놀라 올해는 냉해에 강한 일반계 벼를 택했으나 이번에는 병충해가 농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은 병충해만 막으면 올해는 풍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무릎 위까지 무성하게 잘 자란 벼에 공동 방제하기에 바쁘다.
전국 취재망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장마가 끝난 지난 15일 현재 잎 도열병·문고병·백엽고병·호엽고병 등에 의한 병해면적은 모두 1만7천6백2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4천21㏊보다 25.7%인 3천6백㏊나 더 많이 발생했다.
특히 올해는 문고병이 예년보다 훨씬 심하게 번지고 있으며 해마다 벼병충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도열병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전남에서는 농수산부가 「벼병충해 경보령」을 내리던 지난 6일까지 1백23㏊가 잎도열병에 걸렸었으나 5일 뒤에는 9백83㏊로, 또 8일 뒤인 14일에는 거의 10배로 늘어났는데 이같은 추세는 다른 도에서도 거의 마찬가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또 금년에는 예년과 달리 지방마다 문고병이 크게 번지고 있는데 충남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에 비해 36배인 1천84㏊에 발생했고, 충북에서는 지난해의 50.1㏊에 비해 24.2배인 1천2백10.4㏊, 전남에서는 43㏊에 비해 14.3배인 6백14.5㏊, 전북에서는 60㏊보다 10배가 많은 6백11㏊에서 발생했다.
각도 농촌진흥원 관계자들도 올해에 벼병충해 피해면적이 이같이 넓은 것은 ▲모내기가 예년보다 10여일 가량 빨랐는데다 ▲장마가 10여일 일찍와 고온 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도열병·문고병 등이 번졌고 ▲계속 비가 내리는 바람에 적기에 방제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15일부터 장마가 끝나고 맑은 날이 계속되고 있어 효과적으로 병충해를 방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병충해가 곧 고개를 숙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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