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안된 채 퇴원한 정신 질환자가 세살 어린이 칼로 찔러 죽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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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7일 낮 12시쯤 서울 봉천9동 산102 앞 골목길에서 정신 질환을 잃고있는 이 동네 김재종씨(27)가 동네친구들과 길가에서 소꿉장난을 하며 놀던 황성택씨(41)의 외아들 병교군(3)을 부엌칼로 마구 찔러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김씨는 이날 병교군이 놀고 있는 곳을 지나던 중 어린이들이 자신을 자꾸 이상한 듯이 쳐다보자 발작, 50여m쯤 떨어진 자기 집에서 길이 30㎝ 가량된 부엌칼을 갖고 뛰어나가 병교군의 얼굴과 가슴 등 40여 군데를 마구 찔렀다.
김씨가 칼을 들고 어린이들을 덮치는 순간 함께 놀던 다른 어린이 4명은 달아나 무사했으나 병교군만 붙잡혀 변을 당했다.
김씨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주위에는 10여명의 동네사람들이 있었으나 워낙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모두들 발을 구르며 아우성을 쳤을 뿐 아무도 말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김씨는 서울 K중학교 2학년에 재학할 때부터 발작 증세를 보이다 K고교 2년 때 증세가 심해져 70년부터 9년 동안 청량리 뇌병원·경기도 용인정신병원 등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는데 2년 전부터 병세가 나아지지 않아 퇴원, 집에서 가료 중이었다.
이날 사고를 본 주민들은『김씨가 지난 2월 이 동네에 이사 오기 전에도 전에 살던 동네에서 어린이의 눈올 찔러 눈을 멀게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정신병자가 제대로 치료도 받지 않고 동네를 돌아다녀 행여 사고를 저지르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결국 이같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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