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없는 장애자 의해 설정|실현성 있는 계획 세웠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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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유엔이 올해를「장애자의 해」로 정하자 우리나라도 정부 민간기관 할 것 없이 요란한 구호를 내걸고 각종행사를 떠들썩하게 벌었다.
그러나 이 해가 반년이 지나고 있는데 과연 장애자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얼마나 달라지고 그들이 얼마만큼이나 소외감으로부터 해방되고 있으며 그들을 위한 복지 후생실비나 처우는 얼마나 개선됐을까 하는 의문에 별다른 해답을 얻을 수 없는 것은 나의 과문 탓일까.
지난번 서울시는 지금까지 사회에서 버림 받아온 심신장애자들을 위해 올해부터 오는 85년까지 장애자 종합상담소·정신병 생활치료소·불구양로시설·장애자재활스포츠센터 건립 등 10대사업을 계획하고 서울강동구 명일동에 5만평규모의 사회복지단지를 조성, 올해 안에 준비작업을 끝내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그토록 부픈 꿈을 안겨줬던 거창한 사업계획들이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아직까지 설계조차 되지 않았거나 일부는 보류 또는 취소돼 버렸다고 하니 실망을 금할 길 없다. 무엇 때문에 실천도 못할 일을 거창하게 발표해서 부질없는 꿈만을 안겨줬다가 커다란 실망과 좌절감에 떨어지게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전시행정·구호행정일람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로 쓸어 없애 버리자. 정영미<서울도봉구미아6동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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