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 청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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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해방 동이이며 대기업체의 무역부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하는「나」는 어느 토요일 오후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맥주 집에 들른다. 그곳에서「나」는 우연하게 한 젊은이가 그의 일상을 꼼꼼하게 기록해둔 일기장을 습득하게 된다.
그 일기장을 통해「나」는 1970년대 후반의 표정을 읽게된다.
한시대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일기장은 곧 한시대의 반성이 아닌가 생각한 「나」는 일기장을 곰곰이 읽어본다.
「나」는 일기장 주인의 사고와「나」의 사고가 어떻게 다른가를 점검한다.
일기장에는 젊은이가 가정교사노릇을 하며 부딪치는 상황이 나타나 있다.
무분별한 음주행위와 각부와의 정사 등을 통해서는 오늘의 풍속을, 친구의 애인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는 오늘의 문화의 현주소를, 그의 가족을 통해서는 여러 계층의 삶의 진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나」는 이것을 읽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는 결국 맥주 집에서 일기장의 주인인「무기질 청년」과 만나는데 젊은이는 자신의 구차스런 과거를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나」는 속물에 지나지 많지만 한 젊은이가 영위하는 삶과 그 주변상황에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자각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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