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우씨의 소설「무기질 청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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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 35세로 데뷔한지 5년 남짓한 젊은 소설가 김원우씨는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한다.
『선배작가들이 6·25를 경험했고 가난을 뼈저리게 알고 사회적인 격변을 체험했다면 저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경험의 세계가 좁지요. 그래서인지 작품도 쉽게 쓰려하고 따라서 주제도 약한 것 같습니다.』
김씨는 이 같은 안이하다고 볼 수 있는 태도의 극복을 통해서만 자신이 진정한 작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대해보면 오늘의 30대 중반 작가들에게 공통된 것일 수 있다.
『우리들 세대가 작가로서는 불행한 세대』라고 그들이 말할 때도 그렇고 어찌된 일인지 그들에게 발표지면이 많아지고 청탁이 몰려 많은 작품을 써내지만 미흡하다고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씨는 자신과 함께 길을 걸어가는 젊은 작가들이 요즈음「자기 이야기」에서 탈피여 깊이 있는 주제에 천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당연히 있어야할 몸부림으로 보았다.
김씨는 자신의 소설이 재미없다고 말한다.
『소재주의나 사건의 흐름보다는 사회계층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소설을 써 보려고 하는데 어려워요.』
인물의 다양한 성격과 삶을 그리려니까 소설이 2중 구조가 될 수밖에 없고 자연히 소절이 단순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번 작품『무기질 청년』도 동인들 중에 어떤 사람이 소설의 양식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으나『전통적 소절전개 방식은 지양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한국문학에 중편『임지』로 당선된 후 10편을 섰으나 아직 작품집을 내지 못했다.
중견작가 김원일씨의 실제이기도 한 김씨는 올해 중에「오랫동안 주물러 얼개로 얽어놓은 메모에 살을 붙여」장편소설을 하나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의 젊은 계층이 어떤 착각 속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고 사회구조와 의식을 밝히는 소설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여름휴가 때 본격적으로 쓸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휴가가 기다려진다고.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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