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체격의 딸이 살찔까봐 밥 안 먹어-친구로 하여금 말랐다고 충고하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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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과년한 딸을 가진 어머니입니다. 지금 한참 얼굴이 포동포동하게 피어서 예쁠 때인데도 내가 보기에는 삐쩍 말라서 마치 수수깡이 걸어다니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도 살이 찔까봐 숫제 밥은 입에도 안대고 날 야채나 씹고 옥수수 튀긴 것으로 공복을 채우고 있습니다. 저러다가는 영양실조나 빈혈로 쓰러질 것만 같아 걱정입니다.
또 살이 찔까봐 매일 저울위에만 올라가며 제 또래의 친구들하고 만나서 얘기하는 화제는 어떻게 해야 살이 내리느냐라니 도대체 어떻게 된 세상입니까. <젊은 세대가 한심스러운 사당동의 어머니>
【답】요즘, 젊은 딸을 가진 어머니들이 이와 비슷한 고민을 많이 호소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필요 이상으로 비만증에 걸려 디룩디룩 걸어다니는 것은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나쁘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제대로의 영양섭취도 못하고 칼로리가 부족되어 빈혈이나 저혈압이이 되는 것은 비만증보다 더 위험한 일이지요.
매스컴에서 유난히 마른 사람들을 모델로 써가며 그들이 마치 표준형인 것처럼 선전한다 든가 허리둘레가 꼭 몇 인치가 되어야만 미인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은 잘못입니다. 우선 건강하고 씩씩해야만 자신들의 맡은바 학업이나 일등을 잘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앞으로 이 나라의 건강한 2세들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댁의 따님에게는 친척이나 친구들을 시켜서 너무 말라서 보기 흉하다고 하는 말을 여러 번 들려주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자연히 고쳐지리라 믿습니다. <윤남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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