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진단서 떼는데 4만원 가난한 집엔 부담 너무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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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 전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일이다. 동사무소에 사망신고를 하려면 진단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밤9시쯤 병원을 찾았을 때 병원 측의 대답은 일이 다 끝났으니 내일 오라는 것이었다. 집안식구가 모두 나서서 세 차례나 호소한 끝에 의사를 데려오긴 했지만 의사는 아버님의 시신을 랜턴으로 한번 비춰보더니, 현금 4만원을 가지고 와 진단서를 끊어가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 버렸다.
집안이 잘산다면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 길에 쩔쩔맬 필요도 없겠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의 입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비용이 들어서 장례가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사망진단서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가난한 사람도 싼 비용으로 떼는 방법은 없을까. 관계당국의 검토를 바란다.
박재용(서울 성동구 용답동 90의2호 9통4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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