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4살 난 손자가 손님 앞서 내 뼘 때려 거두면 수염 뽑는다는 말 있잖아요>

<문>집안 모임으로 아들집에 손님이 많이 모여있는 장소에서 4살 난 손자 놈이 느닷없이 내 뺨을 때렸습니다. 아들부부가 따로 떨어져 살고 있어서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 형편이나 부모가 버릇을 어떻게 가르쳐 놓았길래 이 모양인가 생각하니 한심한 생각부터 듭니다. 앞으로 계속 그린 버릇으로 나간다면 어쩌나 싶은 걱정 또한 없지 않아요. 손자 놈의 버릇을 어떻게 고쳐줄 수 있을까요<버릇없는 손자를 둔 할아버지>

<답>할아버지, 우선 노여움부터 푸세요. 예부터 손자 귀여워하면 할아버지 수염 잡아당긴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가까이 살지 않아 낯설어 당한 것이니 너무 귀여워해서 당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세요.
아마 손자는 낯선 할아버지가 친숙하게 가까이 다가오는데 당황이라도 해서 버릇없는 짓을 저질렀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버릇없는 짓」때문에 놀란 아들부부도 앞으로는 아들교육을 잘 시킬 테니 할아버지께서 딱 한번만 참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언제나 통금직전에 귀가하는 남편 가끔 친지초대, 참석하게 만들도록>

<문>사업가인 그이의 귀가시간은 어쩌면 그렇게 통금 바로 직전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요. 하루는 하도 부아가 나서 저녁에 친구 집에 놀러가 일부러 밤11시45분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저의마음이 조마조마했던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이제는 들어와서 나를 기다리겠지』하는 기대를 가지고 집에 도착해보니 그때까지도 그이는 돌아와 있지 앉았고 내가 외출복을 다 갈아입은 직후, 시간으로 따지면 내가 귀가한지 3분쯤에야 태연한 벨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오래오래 별러 한번 시험해 본 것인데 그 시위마저 수포가 되어버리는 구나하는 생각에 더욱 부아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그이의 늦은 귀가를 막을 수 있을까요.<늦게 귀가하는 남편에게 부아 난 아내>

<답>대부분의 사업가 아내가 실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군요. 또 댁의 시위가「사람」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미소가 떠오릅니다.
늦게 귀가하기 경쟁은 아무리 해보아도 아내 편에서 지게 마련이니 그 방법은 일찌감치 포기하세요. 대신 며칠에 한번씩이라도 꼭 일찍 귀가하지 않으면 안될 일을 마련해 보세요. 그분의 친구들을 미리 불려 들인다든 가, 시부모나 친지를 초대하는 등으로 말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