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소곡물 금륜해제 조치로|심각한 고민 안게된 「아르헨티나」|작년,평년의 4배인7백60만t 수출|2배로 늘려잡은 올계획 모두 스포로|거리멀어 경쟁력 약해…의리논에 한가닥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소련에 대한 미국의 곡물금륜조치가 해제되자 그동안 혼자서 대소곡물수출로 재미를 보던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남반부의 가을인 수확철을 맞았지만 이곳 농부들과 곡물회사들은 가격폭락을 우려한 나머지 일대혼란에 빠져있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금륜조치 덕분에 「아르헨티나」는 지난 한햇동안에 평소의 4배가 넘는 7백60t의 곡물을 소련에 수출해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더우기 금륜조치가 오래 끌것이라는 기대속에 올해 대소곡물수출목표를1천5백만t으로 늘려잡고 식량증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아르헨티나」전체 곡물수출의 8O%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금륜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잔뜩 웅크리고 있던 미국·「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캐나다」등의 곡물들이 한꺼번에 소련으로 쏟아져 들어갈 것이 뻔하다.「프랑스」는 벌써 60만t을 수출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그동안 대소수출에 상당한 기득권을 따놓긴 했어도 이들 경쟁국들이 나서게 되면 거리가 먼탓으로 수송비 때문에 도저히 경쟁이 안된다는 점이 「아르헨티나」의 고민이다.
더구나 지난해의「붐」속에서도 이곳 농부들은 밑진 장사였다고 불평하고 있다. 세계곡물 시세보다 10%정도 낮게 수출한데다 인플레속에 1백50%라는 엄청난 금리를 물고 있으니 그럴수밖에.
연일 구수회의를 열고있는 대형곡물회사들은 이익을 얼마 남기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쌓이는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금륜조치이후 처음으로 갱신하게될 오는9월의 미소곡물계약 결과가 잘못되길 기대하고 있을뿐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어려울때 도와주지 않았느냐』 는 의리논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을 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