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한국외교관 첫 상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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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랍과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주(駐) 팔레스타인대표부 대표가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에 상주하는 데 대한 외교부 권희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의 평가다.

 외교부는 박웅철(53) 신임 주 팔레스타인대표부 대표가 지난 25일 현지에 부임한 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소재지인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상주근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상주 근무는 2005년 대표부가 개설된 이래 처음이다. 그동안은 인력 부족과 근무여건 등의 문제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재 한국대사관의 참사관이 팔레스타인 대표부 대표직을 겸해왔다. 그러다보니 팔레스타인에는 현지채용 직원 1명만 거주하고, 대표는 텔아비브에서 주 1~2차례 오가며 업무를 봐왔다.

 박 대표가 이번에 상주 근무를 하는 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추진하는 동시에, 아랍권에 대한 우호적 메시지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서로를 형제로 여기는 아랍국가들은 한국의 팔레스타인 상주조치를 반기고 있다”며 “중동전문가인 박 대표의 의지로 상주조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요르단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아랍어 특채로 1992년 외교부에 들어온 박 대표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등에서 근무했으며 중동2과장을 지냈다. 대표부가 설치된 라말라는 이스라엘과 관계가 원만한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의 임시행정 수도로 테러 위협은 낮다고 알려져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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