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잠이 새는 밤』|이국헌(전남 함평군 위평읍 내교리26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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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
붓을 꺾자 벼른 작심
몇 발 못 가 돌이킨다.
구긴 종이 다시 펴고
새김질로 사윈 불꽃
사랑은
여린 결별 앞에
누더기로 펄럭이네.
2.
느지거니 뽑는 사연
두견 만치 깊을 것이
봄 밤 허벼 접는 새벽
이랑마다 피빛인데
하르르
풀린 못물에
어려 비친 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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