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소고놀이』|박이랑(서울 성동구 행당동 241의 6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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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열두 폭 자수병풍
정에 겨워 울던 사연
무궁화 울타리로
가락지던 태극고에
합장던
할머니 두 손
가슴께로 모읍니다.

햇살 받은 징이 울면
꽹과리가 이울지고
지신 밟아 정 아뢰면
우물가로 피던 영기
천년을
기대어 살던
내 조국의 화관무.

꽃 모자 색동 조끼
한밤 함께 야위어
복 사발로 옮겨지는
동이술 창포 주엔
화톳불
불빛이 스며
내 입술도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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