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평범하나 놀라운 급소 64 … 모자 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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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통합예선 D조 결승>
○·옌환 5단 ●·나현 4단

제8보(64~74)=64는 유명한 급소지만 1급이면 둘 수 있어 평범도 하다. 그래도 가만 생각하면 참으로 놀랍다. ‘한 칸 머리(帽子)’ 자리는 옛날부터 급소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처럼 귀굳힘 상황에서는 다르다. 튼튼하게 귀 굳힌 상대에게 64로 가까이 다가가는 건 심리적으로 어렵다. 64는 19세기 중반에도 없던 수법이다.

 64에 대한 대응책은 둘. 하나는 실전처럼 우측을 중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참고도1’처럼 상변을 방비하는 것이다. ‘참고도1’에서 2는 백a 붙임을 막는 수인데 오늘은 우변이 넓어져서 흑이 나쁘다.

 66은 힘든 수법이다. 1급도 ‘66’과 같이 상대에게 붙여가는 수는 두려워한다. 비유하면 전쟁터에서 서로 몸 부딪쳐가는 판이니 겁나는 것이다. 변화가 워낙 많아 쉽지도 않다.

 2선으로 내려서는 70이 갈림길. 그 후는 실전밖에 없다. 70 대신에 ‘참고도2’는 있다. 그러나 오늘은 좋지 않다. 3 단수에 흑은 가만히 이어둔다. 그러면 백a~흑d가 예상되는 수순인데 우변 백집이 크게 줄어든다.

 74 이후가 문제였다. 다음 흑A면 두점은 잡지만 백B로 상변이 잡힌다. 상변을 이어가야 할 국면이다. 여기서 문제는 이렇다. 그냥 상변을 C로 이어도 괜찮나? 우상은 손 빼도 되나?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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