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문화재 위원장 황수영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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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갑자기 지명 선출 돼 얼떨떨할 뿐입니다. 이 분야에 오래 몸담아 왔다고 해서 문화재 관계 최고 의결 기관의 책임을 맡긴 것 같습니다.』
마주 앉았을 때 푸근하고 따뜻한 점을 느끼게 하는 황수영 박사. 문화재 위원장으로 선출된 그에게서 마치 한 조각 기왓장으로부터 천년의 신비를 벗겨낼 때의 중후함이 감돌기도 한다.
『전임 위원장들의 뜻을 받들어 성심껏 일해 보겠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빈을 기해야겠지요.』
「내실」이란 『충분한 연구에 바탕을 둔 문화재의 보존·수리·관리』라고 풀이했다.
문화재를 보수하기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사건 연구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재 연구 기관의 연구 기능을 강화시켜 나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보수한 뒤의 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황 박사는 『천년 동안 살아온 문화재를 수술했으면 수술후의 평생 관리가 뒤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황 박사는 또 새로 발굴되는 문화재에 대해서 『우리 나라는 문화재의 지하 매장이 가장 풍부한 보고』라고 지적하고 『이들 문화재가 언제 어디서 발굴돼도 바르게 수습하고 수습된 작품을 정상적으로 관리하는 체제가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박사는 이번에 구성된 문화재 관리 위원회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팀임을 마음 든든히 여긴다면서 『이 강팀에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기능 면의 제도적 지원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명실을 갖추어 모든 문화재 관리가 위원들을 핵심으로 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화재 관리의 무리한 점이 있었다면 이는 시정할 것』이라고 말하는 황 박사는 경주는 수술을 받은 후에 사후 관리가 뒤따르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올해 63세인 황 박사는 1931년 동경 제국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해방과 함께 문화재 관계에 전념, 73년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두차례 (48∼50년·71∼74년)에 걸쳐 국립박물관장을 역임했고, 62년 이후 문화재 위원을 맡아온 이 방면의 대가다.
저서에 『한국 불상의 연구』『한국의 불교 미술』『한국 금석 유문』『불탑과 불상』 등이 있다. <안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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