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정윤희양 조각가 김경승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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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윤희양은 잘 웃는 아가씨다.
화면에서뿐만 아니라 사석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아 분위기를 명랑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정양을 처음 대하긴 3년전 쯤이다. 방송 좌담 프로그램에 참석했다가 PD의 소개로 인사를 해 알게 됐다. 그런데 하루는 정양이 미술 대학에 다닌다는 2명의 친구와 함께 서울 신수동 내 집으로 찾아왔다.
그때 정양은 『선생님 작품도 구경하고 작품에 대한 말씀도 들을 겸 찾아왔다』고 인사했다. 그때서야 나는 정양이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나는 내 작업장과 작품들을 구경시켰는데 정양은 매우 진지하고 관심 있게 구경했었다. 연예인은 연기에만 몰입해 퍽 단조로운 생활을 하는 직업인들로만 생각했는데 그림을 그린다는 정양의 말을 듣고는 좋은 취향을 가졌다는 생각과 정양의 연기가 더 돋보이는 듯 했다.
그때도 정양은 1급 탤런트였는데 며느리 (허기숙·35) 에게 정양의 연기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며느리도 퍽 호감가는 「탤런트」라고 대답했다. 며느리도 좋아한다니 나도 정양에 대해 더 열렬한 「팬」이 됐다.
정양은 그 뒤에도 두어 차례 내 집을 찾아왔는데 올 때마다 자신의 그림 (유화)을 몇장 사진으로 찍어와 내게 보였다.
구도도 대담했고 색조도 좋아 「아마추어」 치고는 상담한 수준이었다.
나는 칭찬을 했더니 그녀는 크게 기뻐하고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겠읍니다』했다.
정양은 여고 (부산 혜화 여고)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데 지금 30여점 완성해 놓았다고 했다. 늘 쫓기는 연예인이면서도 틈틈이 취향을 살려 그렸다니 대단한 일이다. 그녀는 「반·고호」와 「모네」를 특히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녀의 그림도 그들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듯 했다. 그리고 앞으로 조각을 배우고 싶다고 해, 나는 조각이 회화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고 얘기해 한바탕 웃기도 했다.
정양도 이제 가정을 가질 나이다 (27세). 좋은 젊은이가 왕자처럼 나타나 두 사람이 행복된 가정을 마련하길 「팬」의 한사람으로 바란다. 그래야 정양이 더 많은 그림을 그릴 것이니까. <김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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