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체육인 건강의 파수꾼 의사 김명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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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주변엔 별난 인생도 많지만 남몰래 25년 동안을 체육인들의 건강을 돌봐온 김명환 박사(54·의사) 또한 별난 인생을 살아왔다.
다른 의술인 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오직 체육인들의 건강에 심혈을 쏟았기에 국가대표 급 선수들은 물론 내노라하는 체육인들은 김 박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제가 갖고 있는 조그마한 재능을 나눠 준 것뿐인데요….』 「스포츠」가 무조건 좋아 사람의 인술을 많은 체육인에게 베풀어온 김 박사는 오히려 겸손해 한다.
지금은 「아랍에미리트」연합국에 진출,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배구의 강만수를 비롯한 조재학·이용관, 농구의 유희형, 그 밖의 권투·육상·역도·「레슬링」 등 국가대표 급 선수들은 물론 일선 감독·「코치」등 김 박사의 의술혜택을 보지 않은 체육인이 없을 정도.
김 박사가 체육인들의 건강관리에 유난히 관심을 쏟게 된 것은 자신이 서울대 의대에서 배구선수 생활을 직접 해보았기 때문에 선수들의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직접 체험했기 때문.
58년 군에서 제대, 서울대 의대 부속병원 내과의사로 있을 때부터 김 박사를 아는 많은 배구인 들이 김 박사를 찾기 시작, 지난해 10월 국립 경찰병원 원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김 박사의 손길을 거쳐간 체육인들은 무려 2만여명.
『부상 선수들을 돌봐 제 「컨디션」을 갖게 해 국위선양을 했을 때 사는 보람을 느낀다』는 김 박사는 이 보람 때문에 개인병원을 내보라는 수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25년 동안 오직 외길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박사는 배구협회 의무담당을 10년 넘게 맡아보고 있고 70년 「이탈리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79년 「멕시코」「유니버시아드」대회의 한국선수만 의무담당을 맡기도 했다.
특히 배구에 대해 큰 애착을 갖고있는 김 박사는 대한배구협회 부회장을 수차례 역임, 75년 8월 호주 제1회 「아시아」배구 선수권대회와 77년 일본 「월드·컵」배구대회 단장으로 참가, 중공남녀「팀」을 모두 꺾어 배구인 들로부터 중공 「킬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선수들의 건강관리를 담당할 「스포츠」의학에 대해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대한 체육회나 경기단체에서 이 분야에 눈을 돌려 많은 의학도들이 「스포츠」의학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김 박사는 『죽을 때까지 이 길을 걷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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