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자녀에 의존"은 15%뿐|노후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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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번 주부 의식 설문 조사 대상자는 20대 주부에서 50대 주부까지여서 현재 노후 생활을 보내고 있는 연령층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해마다 노인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으며 따라서 젊은 연령층에서라도 스스로의 노후 문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노후의 생활에 대해 많은 주부가 의외로 불안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70·8%) 『자녀에게 의존해 살겠다』 (15·7%) 에 비해 『부부의 저축이나 기타로 생활한다』는 사람이 84·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핵가족화 경향이 오늘의 주부들에게 심어준 특징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불안을 느끼지 않는 이유로는 『저축을 하고 있다』 『자립할 능력을 길러 놓았다』 등의 자신만만한 응답도 있었고 『자식을 믿는다』 『아직 젊기 때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등 의존적인 「스타일」과 무계획한 「스타일」 등이 눈에 뛴다.
『불안을 느낀다』고 답한 26·3%는 그 이유로 『경제 문제 때문에』 『건강 때문에』 『외로울까 보아서』『 자식과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이 두렵다』 등을 들고 있다.
연령적으로는 높은 연령의 세대일수록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주부가 많다.
노후 문제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고 답한 20대는 12·5%, 30대 21·4%, 40대 25·8%, 50대 35·4%였다.
한편 연령이 낮을수록 노후 문제에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노후를 피부 적으로 느낄 수 있게된 높은 연령과 아직 노후를 실감할 수 없는 낮은 연령의 당연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노후에는 어디에 기거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비슷한 반응을 볼 수 있다. 『부부만 함께 산다』가 58·5%, 『자녀와 동거』가 27·3%, 『생각해 본 일 없다』가 14·2%였다.
노후 생활에 대한 의견은 도시와 농촌에 약간의 차이가 보인다. 도시의 경우『자녀에게 의존한다』가 6·2%에 불과한데, 농촌은 25·9%가 이에 응답했다. 『부부의 저축이나 기타로 생활한다』에 답변한 도시 주부는 87·1%, 농촌 주부는 74·1%다.
결과로 미루어 보면 아직 농촌은 대가족 제도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노후의 기거 장소에 관한 것도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부부와 함께 산다』고 답한 도시 주부는 58·9%, 농촌은 51·7%이며 『자녀와 동거』 항목에 도시 주부가 21·3% 응답한데 비해 농촌은 34·5%가 응답하고 있다.
대가족 제도는 현재 주부들에게 그다지 환영받고 있지 않다. 전체의 68·5%가 『대가족은 현재에 어울리지 않는 가족 제도』라고 답변하고 있다. 대가족이 『한국에는 필요한 가족제도』라고 답한 사람은 31·5%에 불과하다.
대가족 제도가 한국에 필요하다고 응답한 주부들은 대부분 그 필요한 이유를 『전통의 계승을 위해』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집안의 화목을 위해 필요하다』등으로 적고 있다. <김징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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