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진 「안전 위주」 지망 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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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2일로 대부분 마감된 전국 전기 대학의 81학년도 입학 원서 접수 결과 「명문대」 보다는 「비 명문대」. 인기 학과보다는 비 인기학과의 경쟁률이 크게 높아져 수험생들의 안전위주 지망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 학과와 계열별로는 국민대 교육과가 26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교육 계열과 의예·간호학과 등 졸업 후 취직이 쉬운 학과나 계열의 수험생 집중률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서울 시내 전기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정원 6만여명에 20여만명이 원서를 내 약 3·4대 1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지역 예시 합격자 (17만여명) 중 전기 대학에 합격이 가능한 최소한의 예시 점수 2백15점을 딴 수험생이 7만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수험생들이 평균 3중 지원을 해 실질적인 평균 경쟁률은 1대 1이 약간 넘을 것으로 일선 교사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원 미달 학과나 계열이 상당히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 지망자를 포함한 대학별 평균 경쟁률을 보면 연대는 2·5대 1로 지난해의 4·4대 1보다 크게 떨어졌고 고대는 지난해 7·8대 1에서 2·7대 1로 낮아졌다. 이대·서강대 역시 2·8대 1, 3·9대 1에서 2·1대 l. 3·2대 1로 떨어졌고 지난해 1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경희대는 5·0대 l로, 7·1대 1이었던 중앙대는 5·2대 1로 둔화 됐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경쟁률이 높아진 대학은 한양대·단국대·국민대 등으로, 한양대는 2·6대 1에서 3·9대 1, 단국대는 5·0대 1에서 7·1대 1, 국민대는 2·9대 1에서 6·7대 1이 됐다. 명문대 경쟁률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이들 대학의 「커트·라인」 예측이 어느 정도 용이해 많은 수험생이 모험을 피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예년에 전·후기로 나누어진 입시 체제에서 경쟁률이 치열했던 대학이나 학과가 비교적 한산해진 것은 수험생들이 「안전지대」를 찾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까지 경쟁이 심하지 않던 대학이나 신설된 학과 등의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예시 합격자 중 가장 많은 점수대인 2백20∼2백30점대 수험생들이 성적 공개의 이점을 살려 복수 지망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 명문 대학의 경쟁률이 높은 것은 물론 안전 합격을 노린 수험생들의 「피난용 복수 지원」이겠지만, 명문대에는 또 다른 「턱걸이 복수 지원」이 상당수 있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복수 지원을 해놓았더라도 어느 쪽을 택해야할지 경쟁률을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경쟁자들의 점수 분포를 알고 난 뒤라도 결정은 그리 쉽지 않다. 안전 합격권만 찾는 나머지 원하는 대학이나 계열·학과를 놓치기 쉽고, 원하는 대학만 찾다가는 실패하기 쉽다. 이미 나타난 경쟁률과 면접 전에 공개하게 될 지원자 성적 분포를 읽고 정말 신중히 판단하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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