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기고문 보니 "아들 둘을 군대 보내놓고 매는 맞지 않는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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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기고문’ [중앙포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일간지 기고문이 논란에 빠졌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 15일 중앙일보에 ‘아들들이 군에서 맞지는 않는지 걱정이다’는 내용을 담은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에서 남경필 지사는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를 인용해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선친의 마음을 짐작이나마 했다”며 “자식 걱정에 밤잠 못 이루는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심정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남경필 지사는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병장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며 “며칠 전 휴가 나온 둘째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걱정 붙들어 매시란다”고 적었다.

신문 개재 후 이틀째인 17일, 남경필 지사는 군 복무 중인 장남이 중부전선 가혹행위 가해자로 알려지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15일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남경필 지사 측이 장남의 가혹 행위를 미리 알고도 '이것을 무마하기 위해 신문에 기고문을 게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게재 시점도 의혹을 받고 있다. 남경필 지사측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첫째 아들의 가혹행위 혐의를 통보받은 날이 지난 13일”이며 “(기고문은) 사건을 접하기 하루 전인 12일에 (신문사에) 보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뒤늦게 알았더라도 신문 게재 시점이 15일인만큼 '왜 기고문을 다시 회수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문 기고문 논란=공교롭게도 남 지사는 아들의 가혹행위가 공개되기 하루 전 복무 중인 아들과 관련한 글을 본지에 기고했다. 본지 15일자 오피니언면(28면)의 ‘나를 흔든 시 한 줄’이라는 코너에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을 인용한 뒤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 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고 적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남 지사가 아들의 가혹행위를 알고도 이런 글을 기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남 상병은 지난 11일 헌병에게 인계돼 조사를 받았으며, 13일 형사 입건됐다. 육군 측은 “남 상병의 집에는 규정에 따라 13일 연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 지사가 본지 기고문을 보내온 건 11일이었다. 시점상 아들의 가혹행위가 통보되기 전이다. 남 상병은 남 지사의 큰아들이고, 둘째 아들은 형보다 먼저 입대해 현재 육군 모 부대에서 병장으로 복무하고 있다.

▶남경필 기고문 ‘나를 흔든 시 한 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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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기고문’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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