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판없게 현장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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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대통령의 김일성 방한초청제의는 결코 우리사회의 그같은 강렬한 반김일성 감정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마음든든히 믿는 까닭에 이에 자신을 가지고 그같은 획기적인 제의를 하게된 것이라고 본다. 요컨대 김일성에게 한국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그로 하여금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게하는 최선의 첩경이기를 바라는데서 비롯된 초청이라고 보는것이다.
과연 김일성은 이 제의에 응할 것인가. 응한다면 무슨 이유때문이며 응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또 무엇이겠는가.
결론부터 먼저 말한다면 전대통령의 제의에 김일성이 선뜻 응할 가능성은 거의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북한공산집단은 남북한관계의 개선을 평화기의 과제시하지않고 혁명기의 투쟁시하기 때문이며 특히 전대통령정권을 상대하지 않는다는 대내외적 정책구조를 이제와서 바꾸기에는 그들의 실천이 너무도 전면화되고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전대통령의 제의에 김일성이 응하면 지금까지 전개해온 전대통령에 대한 적대시「캠페인」을 대내외적으로 모두 취소하는 결과가 된다. 그 뿐아니라 지난해 10윌 제6차 당대회를 통해 재확인한 전대통령 배제를 내용으로하는 통일전선형성의 대남 혁명투쟁노선을 내던져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상 지금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에 속하는 일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러므르 이제 남는 문제는 기술적으로 전대통령의 제의를 어떻게 거부하느냐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에 있어서는 상투적인 거부아닌 거부의 방법을 등장시킬는지 모른다. 예컨대 제의 수락의 전제조건으로서 ①김대중을 비롯한「민주인사」를 석방하라 ②국가보안법등을 폐지하고 사회의 민주화를 실현하라 ③고려민주연방공화국을 수락하라 ④「진정한 민주선거」 에 의해 「민주인사」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그와의 상호방문에는 응할수 있다는 등의 간계를 농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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