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조용한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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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용하고 차분한 「크리스머스·이브」였다.
성탄전야인 24일 밤 서울명동·무교동 등 중심가는 포근한 날씨에도 지난해보다 인파가 크게 줄었으며 대부분의 술집과 음식점들도 자정께 문을 닫았다.
명동일대에는 하오10시께 2만7천여명의 인파를 「피크」로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데이트」를 즐기던 젊은이들도 자정이 넘자 대부분 귀가했고 새벽2시가 넘자 「택시」등 차량도 크게 줄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명동성당에서는 24일 자정 「미사」로 성탄을 축복했으며 교회성가대들이 골목을 누비며 찬송가를 부르며 성탄절을 축복했다.

<보안사범 4건뿐>명동·무교동
24일 하오3시부터 차량을 통제한 명동은 하오8시∼10시 사이에 최고 2만7천여 명의 인파(경찰추산)가 몰려 「피크」를 이뤘으나 작년(3만6천여명)보다 인파가 25%쯤 줄었다.
청소년선도위원·정화위원 등 2백여 명이 나와 『성탄절과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라는 등의「플래카드」를 들고 청소년들의 귀가를 호소했다.

<성당에 인파 몰려>명동성당
명동성당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의 집전으로 1천5백여명의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당 밖에서는 입장권을 받고도 미처 들어가지 못한 5백여명의 신도들이 성가 등을 따라 부르며 함께 「미사」를 드리는 모습도 보였다.

<값싼 술집만 인기>유흥접객업소
포장마차와 생맥주시음장 등 값싼 술집들만이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만큼 붐볐을 뿐 일반유흥업소는 평일수준을 넘지 못했다.
명동2가 K술집의 경우 1, 2층 20여개의 「테이블」이 절반밖에 차지 않아 주인 고성균씨(69)는 『대목은커녕 평일수준도 못 미친다』고 씁쓸해 했다.
그러나 남산·우이동 골짜기 등엔 「데이트」족이 예년보다 2배나 늘었고 명동과 종로2가에서 출발하는 교외관광「버스」가 10분 배차에도 만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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