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버스안내양의 간절한 부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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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저는 시내「버스」의 안내양입니다. 「버스」를 타 주시는 승객여러분께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지만 특히 겨울철을 맞아 손님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이 있어, 제가 일을 하면서 느낀 몇 가지를 적어 봤습니다.
먼저 손님들 가운데는 차 속에서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이 있는데, 건강에도 해롭다는 생각이 들고, 겨울에는 창문을 열 수가 없어 나쁜 담배연기가 차 속을 계속 맴돌게 됩니다.
잠깐이면 목적지에 내리게 되니까 금연을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또 날씨가 추워지면 손을 주머니 속에 넣게 되는데 아예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버스」를 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 길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에 급정거를 하는 등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손잡이를 꼭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와 함께 차가 막 서고 떠날 때, 뛰어 내리고 오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저희 안내양들은 혹시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마음이 졸입니다. 이런 경우는 젊은 분들이 제일 많지만 그 중에 할머니까지 차에 서둘러 오르실 때는 가슴이 마구 뛰기까지 합니다.
정해숙<서울 방학동42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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