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 「브라운」과 요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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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두환 대통령은 13일 상오11시40분부터 청와대에서 「해럴드·브라운」미 국방장관의 예방을 받고 한-미 양국간의 안보협력방안에 관해 요담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 측에서 노신영 외무·주영복 국방장관·유병현 합참의장과 청와대의 김경원 비서실장·이웅희 대변인이, 미국 측에서「글라이스틴」주한대사·「위컴」주한미군사령관·「맥기퍼트」국방성 국제안보담당차관보·「플래트」부차관보·「그레그」국가안보위참모·「스미드」장관보좌관등 이 배석했다.
1시간35분 동안의 요담이 끝난 뒤 이웅희 청와대대변인은「폴란드」사태, 중동사태, 동남아·동북아정세 등에 관해 광범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특히 한반도에서 북한공산집단의 침략위협이 상존하고 있다는데 대해 전대통령과 「브라운」장관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요담에서 북한의 전면남침뿐 아니라 정치·사회혼란을 틈탄 특수부대 내지 무장간첩남파에 대한 전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브라운」장관은 『미국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가 대처할 방안을 협의토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대통령은 한국이 과거 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아 왔으므로 이게는 미국과 동「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한국이 일익을 담당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은 『미국은 한국과의 안보관계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의 안보는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나아가서는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한-미간의 방위분야·경제분야에서의 협조관계는 훌륭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만족의 뜻을 표명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브라운」장관은 「나토」및 일본의 국방당국자들과의 협의내용을 설명하면서『미국 민과 의회는 동맹국들이 자신의 방위문제를 소홀히 할 때 미국만의 일방적 군사력증강은 허용치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이들 동맹국들의 자위 력 증강을 역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브라운」장관은 한국이 어려운 경제여건 아래서도 국민총생산의 6%를 국방비에 투입하고 있어 미국은 지극히 만족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의 청와대예방에서는「카터」미대통령이나「레이건」차기대통령의 친서전달은 없었다고 이대변인이 밝혔다.
한편 정통한 외교소식통은「브라운」장관이 김대중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대통령은 김대중이 국내법에 의해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 문제는 법의 공정한 심판에 맡겨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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