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해방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이라크 국민은 이제 해방됐다"고 선언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니 유엔은 12년 동안 계속해온 대(對)이라크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보잉사의 무기제조 공장을 방문해 전쟁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연설을 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이라크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건설되도록 지원할 것을 미국의 이름으로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자유사회로 가는 길은 쉽지 않으며 이라크에 민주제도를 수립하고 자유의 관행을 세우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는 "새로운 전쟁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이제 나라와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을 목표로 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해 이라크전 같은 '정권교체 전쟁'을 다시 벌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경제제재 해제와 관련, "재건비용 마련을 위해 이라크가 더 많은 석유를 팔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의 경제제재를 받아 다른 나라와의 통상이 금지됐는데 유엔은 96년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라크가 석유를 수출한 대금으로 식량.의약품 등 인도적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종결하고 이라크가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무역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엔 결의안을 조만간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국토안보부는 전국에 걸친 테러 경계를 '높음(코드 오렌지)'에서 '다소 높음(코드 옐로)'으로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라크전이 시작되기 사흘 전인 지난달 17일 이라크 측의 보복에 대비해 테러 경계를 다섯 단계 중 둘째로 높은 '높음'으로 올렸었다.

한편 미국은 이라크를 미 육군, 미 해병대, 기타 연합군 병력이 관할하는 세 부분으로 나눠 관리할 것이라고 미 합참 부의장인 스탠리 매크리스털 소장이 16일 밝혔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