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떤 핵실험도 감지하는 시스템 갖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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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라시나 제르보 사무총장은 13일 “북한의 어떤 핵실험도 감지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공동 인터뷰 자리에서 “1996년 CTBT 채택 당시 파키스탄·인도가 주목받았고 2000년 이후에는 북한이 CTBTO의 최대 관심대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그동안 수천 차례 이뤄진 핵실험은 21세기에는 거의 사라졌고, 북한만 3차례 핵실험을 했다”며 “북한은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하고 조약에 가입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핵실험을 할수록 국제사회에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CTBTO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인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발효 및 이행을 위한 기구다. 300여개 관측소로 구성된 핵실험 국제감시체제(IMS)를 통해 전 세계 핵실험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현재 183개국이 조약에 서명했고 162개국이 비준했다.

 하지만 미국·중국·인도·파키스탄·북한·이스라엘·이란·이집트 등 8개국이 아직 서명 또는 비준하지 않아 CTBT는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세계 90%의 국가가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라며 “조약이 발효해야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체제를 갖춰 핵실험을 억제할 수 있으니 미국과 중국 등 8개국의 조약가입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초대한다면 방문할 의사가 있다. 조만간 북한이 참석하는 모스크바 핵안보 관련 회의에서 CTBT의 역할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제르보 사무총장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CTBT 조기 발효를 위해 주요국 장관, 전직 총리 등으로 구성된 현인그룹(GEM)회의를 2015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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