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구조정에 따를 수 없다"주민-학교 설전 두 달째|"등교 길 위험"새 학교 지었으나 "그냥 다니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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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북철산군춘포면대장촌리 구담마을에서는 주민들과 교육청이 국민학교의 학구(학구)조정문제로 맞선 채 2개월 째 설전(설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김제군 교육청이 지난 2학기초 김제군백구면강흥리에 도강국교(교장 최복규·6학급)를 신설, 개교하면서 빚어 졌다.
김제군 교육청은 관내 강흥리1·3구,도덕리2, 3구, 그리고 이리시 교육청관내인 대장촌리 구담마을 등 5개 마을 어린이1백56명이 비만 내리면 강이 넘쳐 익사 등의 사고위험이 많은 만경강을 건너 2∼3km떨어진 철산군춘포면춘포국교 (교장 김형주)에 다니고 있는 것을 감안, 강을 건너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도강국교를 세워 이들 마을의 학구를 바꾸어 해당 어린이들의 학적을 모두 옮겼다.
이에 따라 강흥리·도덕리 학생1백17명은 2학기부터 도강국교에 다니고 있으나 구담마을 학부모들은▲춘포국교 개교이래50년 동안 이 마을 어린이들이 줄곧 만경강을 건너다녔으나 지금까지 익사 등 사고는 단1건도 없었고▲통학거리도 춘포국교가 도로로 2.9km,농로로는 2km이며 도강국교는 1.5km로 큰 차이가 없으며▲자기 고장에 전통있는 학교를 놔두고 행정구역이 다른 학교에 다닐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달 8일 이리시 교욱청에 『학구변경이 부당하다』고 진정한 뒤 지금까지 자녀들을 그대로 춘포국교에 보내고 있다.
춘포국교 측은 학부모들의 이 같은 완강한 반발을 꺾기 위해 처음 2∼3일 동안은 이 마을1∼6학년 어린이 39명의 학적부, 책·걸상 등을 모두 치워버린 뒤 등교한 어린이들에게도 『도강국교에 가서 수업을 받으라』고 되돌려 보냈으나 학부모들이 끈질기게 이 학교로만 보내 학교측은 수업결손 등 교육적인 면을 고려하여 하는 수없이 이들에게 다시 수업을 시키고있다.
학부모들은 심지어 도강국교로 보낸다면 중학교 진학마저 포기하겠다고 나서 지난 1일 마감한 중학교무시험진학원서마저 6학년11명중 단2명만이 제출했을 뿐이다.
사태가 이렇게되자 이리시 교육청에서 직접 조정에 나서 학부모들이 중학진학원서를 무시험 추천자 명단작성전(12월) 까지 내면 받아주기로 약속하는 한편 구담마을 어린이 중 5,6학년 15명만은 춘포국교에서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마련, 설득작업을 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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