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확보 서두르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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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물 거래와 금융업무에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미「메릴린치」사의「월리엄·R·아더」회장이 내한, 신 부총리를 비롯하여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일련의 회담을 가졌다. 「메릴린치」사는 조달청의 선물거래 창구이기도 하다.
『앞으로 세계 각국은 주요 원자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일 것이기 때문에 선물시장을 잘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이방면에서 아직 개척할 여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더」회장은 올해 전세계 곡물수급 사정이 매우 안 좋다는 얘기부터 꺼낸 다음 기름과 식량뿐 아니라 다른 원자재의 조기확보를 권했다.
특히 식량은 세계 최대의 수출국인 미국이 예상 이상의 흉작인데 소련과 중공이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어 세계적인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련은 보유금을 내다 팔아 국제시장에서 닥치는대로 식량을 사 들이고 선박도 대량「차터」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래서 옥수수·밀 등 곡물값이 연초보다 30∼50%나 올랐다.
「메릴린치」사는 원래 증권·금융「브로커」로 성장해 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곡물취급도 많이 늘려가고 있다.
심한 불황과 물가고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와보니 어떻게 느껴지느냐고 물었다.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와 보니 사회·정치적으로 안정을 되찾았고 근본적으로 한국 국민들은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좀 회복될 것으로 믿습니다. 국제 금융가에서도 한국 경제에 대해 다시 긍정적인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경제는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제는 관 주도형보다는 민간 주도가 보다 능률적이라는 신념을 갖고있다고 의미있는 얘기를 덧붙였다.
「메릴린치」사는 28개국에 3만여명의 직원을 두고 7만5천「마일」에 달하는 비용「케이블」망을 설치, 세계 주요 선물시장에서 주로 증권·금융·곡물 등 각종 중개 영업을 하고 있다. 자산 규모가 1백20억「달러」이고 작년도 순익은 2억「달러」.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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