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선수들 정말 잘 합니다"|-본사 박군배기자, 북한임원·선수 10여명과 환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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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7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린「쿠웨이트시티」의 「메실라비치·호텔」 「풀」에서 21일 상오10시 중앙일보 박군배특파원이 북한임윈·선수 10여명과 만나 약1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본 기자는 그들이 휴식을 하고 있는 옆을 혼자서 지나다 시선의 집중을 받은김에 발걸음을 돌려 그들에게로 갔다. 이동호 단장·공시학 지도위원(감독)·양성국「코치」 및 선수들은 본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한국축구의 우수성에 감탄했다.
-안녕들하시오? 서울서 온 기자올시다.
▲이동호 단장=어서 오시오. 내가 단장이외다.
-체격들이 참 좋군요. 중공에는 질 뻔했는데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날 운이 좋았지요.
▲이 단장·공 감독= (웃음으로 동의).
-전반전 경기가 워낙 엉망이어서 같은 민족으로서 크게 실망했소.
▲공 감독=경험부족이지요. 차차 좋아질겁니다.
-우리 「팀」 경기를 본 소감은 어떻소.
▲공시학·양성국=잘해요.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잘합디다. 특히 최순호는 참 좋아요.
-나이가 불과 18세예요.
▲양성국=그쪽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 「볼」을 여기 저기로 또 길게 혹은 짧게 다양하게 연결시키는 기술이 좋습디다. 그런데 체력과 주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지난3월 「올림픽」 예선때 「싱가포르」에 지다니 그 무슨 창피요. 박두익 감독이 그래서 물러난 셈인가요. 선수들도 6명만 남기고 대폭 교체됐고….
▲양성국=「싱가포르」는 별게 아닌데 이상했지요.
-당신은 박두익·공시학 감독시절 68년 「런던」 「월드·컵」대회 때 출전했지요.
▲양성국=그 때 우리가「포르투갈」에 역전패 당한것은 너무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우물안 개구리식 축구를 했구먼.
▲양성국=너무 몰랐지오. 작전에서 졌어요 (웃으며). 지도위원은 책임이 없어요.
-그러니까 축구는 국제교류를 많이해야 해요. 우리하고라도 교환경기를 자주 가지면 배울게 많을거요.
▲선수A=여기 와 있는 노동자들 고생들 너무 많겠습디다. 우리나라에선 3O도가 오르면 노동을 안하게 돼 있어요.
-당신들 여기서 축구하는 건 위법이군 그래.
중공임원들 얘기들으니까 북한·중공의 축구 교류가 최근엔 거의 없다고 합디다.
▲이 단장=그렇지도 않아요. 우린 이번 기회에「모스크바」에 들러 몇 번 경기를 할거예요.
(「쿠웨이트」가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최대한 이용, 심판들을 매수할 것 같다는 걱정스런 얘기를 나누다 점심시간이 되어 일어서는데 한 선수가 『같이 가자우요』하며 팔을 끌었다).
【쿠웨이트=박군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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