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실질적인 논의는 한국 참여후 시작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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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윤영관(尹永寬)외교통상부 장관은 16일 다음주의 북.미.중 3자회담과 관련, "회담이 시작되면 한국의 회담 참여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는 한국이 참여한 뒤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3자 회담이 개최된 배경은.

"지난 3월 미국은 북한에 다자대화를 요구했으나 북한은 양자대화를 요구해 소강상태를 보이다 중국이 3자대화의 틀을 제안했고 북한도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미국이 우리 측에 알려왔다.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화가 이뤄지는 단초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우리가 반대하고 타이밍을 놓쳐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경우 부담 요인을 고려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처음부터 참석하기 위해 회담 개최를 반대해 대화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와 대화가 시작된 뒤 참여하는 방안 중 후자가 안전하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정부의 입장은 우리가 참여하지 않는 장소에서 논의된 것으로 초래된 사항에 대해 부담을 지지 않을 것이지만 주도적인 입장은 포기하지 않고 유지할 것이다. 이런 원칙에서 진행되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주도적 역할이 동시에 달성될 것이며 이런 결정은 합리적인 것이다. 앞으로 대화가 개시되면 우리의 참여를 기필코 달성해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데 주도적인 입장을 전개할 것이다."

-한국이 배제된 이유는.

"북한이 한국 참여를 반대해 결국 3자가 된 것이다.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북한이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받았고, 한.미 간, 한.중 간 협력으로 참여가 보장되도록 한다는 약속을 양국으로부터 받았다."

-북한이 한국 참여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를 듣지 못했다. 핵 문제와 체제 보장은 북.미 간 문제라는 맥락에서 배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이 참여하게 된 것은 북한이 협상 중에 자신들의 입장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데 중국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러시아와 일본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북한 문제는 단순히 핵 문제와 체제보장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하는 나라도 있고 다른 기여를 해야 할 나라도 있다. 이 나라들을 배제하고는 풀기 어렵다. 다자틀 내에서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도 그런 맥락에서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은 실무회담인가, 본격적인 회담인가.

"우리가 참여하지 않고는 실질적 진전이 없을 것이다. 한국의 참여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별도의 채널을 통해 우리의 참가 문제를 협의하나.

"현재 북한이 남북 장관급 회담에 나오지 않지만 앞으로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나와야 할 것이다. 북한과 여러 채널을 통해 논의할 것이다."

-한국은 어느 시점에서 다자틀에 참가하게 되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회담 준비를 위해 우리 측 실무자가 워싱턴을 방문한다. 18일 출발한다. 베이징 회담 뒤 미국 대표가 한국에 들러 다시 논의한다."

-중국은 어떤 명분과 자격으로 회담에 참가하는가.

"지난 2, 3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의 초점은 중국에 있었다. 서방도 북한에 대해 나름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이 초기 단계에선 여러가지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고 중국도 자임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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