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되어 고국 땅 밟는 게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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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명인」이 되어 고국의 땅을 밟는 꿈을 자주 꿔요.』
지난 10,11일의 「명인전」 도전7번 기 제1국을 승리로 장식하고 17,18일의 제2국을 앞둔 조치동 8단은 명인「타이틀」획득의 야망에 불타고있다.
아사히 (조일) 신문이주최하는 「명인전」은 「요미우리」 (독가)주최의 「공성전」·「마이니끼」 (매일) 주최의 「일인방전」과 함께 일본 바둑계 3대「타이틀」전의 하나로 조8단이 「명인」 「타이틀」을 획득하는 경우 그는 일본 바둑계의 실질적인 점장에 오르게 된다.
지난번 제1국에서의 승리로 이제까지 「오오다께」(대죽영웅)명인과 조8단 사이의 천적은 똑같이10승10패. 79년 「기성전」에서 「오오다께」 명인으로부터 3대0으로 「타이틀」을 빼앗은 후 지난8월의 「타이틀」 전에서 다시 3대1로 「타이틀」을 빼앗겼으므로 진행 중인「명인전」 은 결승전의 의미를 갖기도 한다.
『「오오다께」명인의 바둑은 명쾌하고 「펀치」력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대국 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번 「명인전」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우고 있어요. 첫 국이 끝났을 때는 온몸이 땀으로 젖어 어떻게 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였어요.』
조8단은 11살 때 도일해 지금까지 최연소입단·최연소 8단 승단의 기록을 세웠고 예정대로 11월 9단에 승단하면 다시 최연소 9단의 기록을 세우게된다.
『2,3년 전부터 다소 「슬럼프」에 빠진 듯한 느낌이었는데 올 들어 「컨디션」이 회복된 것 같아요. 자신 있다고 야 말할 수 없지만 「명인전」은 「스타트」부터 기분이 괜찮더군요.』 올 들어 현재까지의 전적은 37전27승10패. 승률73%로 「오오다께」명인의65%를 휠씬 앞지르고 있으며 승률·승국 수에서 1위를 「마크」하고 있다. 또 조8단은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고 있는 「사까따」 (판전형남)9단을 「명인전」도전자결정전·「기성전」의 전단(전단)우승자 결정전에서 연거푸 물리쳐 한결 마음이 홀가분한 상태다.
『모국 「팬」들의 기대가 큽니다』고 기자가 말하자 조8단은 미소를 띠며『한 국, 한 국을 최선을 다해 싸우겠읍니다』고 대답했다. 「명인전」도전7번 기에 대한 일본바둑계 중진들의 예상도 재미있다.
▲「이시다」(석전)9단=「오오다께」명인은 상대가 시간에 쫓길 때 장기를 발휘한다. 조8단을 시간안배에 신경을 써야한다.
▲「야마베」(산부)9단=어려운 상대다. 그래도 「오오다께」명인 쪽이 다소 유리하지 않을까.
▲「다께미야」(무궁)9단=기량 면에서는 「오오다께」명인이 윗길이다. 하지만 바둑은 두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한편 조8단은 『9시간바둑을 처음 둬보니 역시 시간이 많을수록 두기 좋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2국은 나의 흑 차례가 아닌가』고 자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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