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아파트에도 절약바람…헌옷 수선센터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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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반포동 보라 「아파트」 헌옷 수선 「센터」-.
이른 아침부터 「지퍼」가 떨어져나간 바지, 유행이 지난 옷, 줄여 입어야 할 기성복을 들고오는 알뜰 주부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지난 6월에 문을 연 1평 남짓한 이곳의 시설은 재봉틀 2대와 줄자가 전부. 10년동안 남대문시장에서 삯바느질로 솜씨를 닦은 조명숙씨(47·여)의 잰놀림에 단 5분이면 개구쟁이의 구멍난 「블루진」이 말끔히 재생된다.
백씨는 『하루종일 재봉틀을 돌려도 이곳 주부들의 철저한 절약정신에 피곤한 줄을 모르겠다』고 했다.
이 헌옷수선 「센터」는 보라 「아파트」 어머니회(회장 이희두·39)가 내놓은 알뜰생활 「아이디어」의 하나. 78년7월 입주때부터 이곳 어머니회는 절약과 검소한 생활로 제 2의 생산 운동을 시작했다.
부식인 채소는 강남 구청을 통해 충북 충주시 단위 농협과 계약, 중간 「마진」없이 생산지 가격으로 구입했다.
생선류는 노량진 수협공판장 이동 판매장을 이곳 아파트 단지안에 유치했다.
알뜰 식생활에 성공한 맹렬 어머니들은 이번엔 헌옷 안버리기 운동으로 바로 헌옷수선「센터」를 만들고 조씨를 고용했다.
청바지·「와이셔츠」를 완전히 그치는데 1천5백원으로 수선비는 시중의 절반.
어머니회 회장 이씨는 『헌옷수선 「센터」는 절약시대에 물자를 1백% 활용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점점 높아져가는 도시의 담을 조금이라도 낮추어 이웃간에 대화를 나돌 수 있는 장소가 된다면 더욱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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